
금융 이해력이 낮더라도 주택 가격 예측이 더 정확하다
블록미디어
금융 이해도가 상대적으로 낮은 집단이 오히려 주택가격의 방향성을 더 정확히 예측하는 경향이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한국은행은 15일 ‘BOK 이슈노트’로 발간한 ‘주택가격 기대심리의 특징과 시사점’에서 이 같은 내용을 밝혔다. 이번 보고서는 이재원 한국은행 경제연구원장, 황인도 금융통화연구실장, 김우석 조사역이 공동 작성했다.
보고서는 2013년 1월부터 2024년 1월까지 각 인구 집단의 주택가격 기대 수준과 실제 예측 정확도를 비교 분석했다. 그 결과, 금융 이해도가 높은 집단보다 낮은 집단에서 주택가격 상승률 방향 예측 성공률이 더 높게 나타나는 경향이 관찰됐다.
성별 비교에서는 여성의 예측 성공률이 80.8%로, 남성의 77.4%보다 높았다. 한편, 한국은행이 진행한 ‘2024년 전 국민 금융이해력 조사’에 따르면 남성은 평균 66.0점, 여성은 65.3점을 기록해 금융이해력 차이는 크지 않은 수준이었다.
연령대별로는 70세 이상 고령층의 예측 성공률이 81.2%로 가장 높았고, 40세 미만은 77.8%였다. 고령층의 금융이해력은 59.3점, 40세 미만은 66.2점으로, 이해력 점수와 예측 정확도가 비례하지 않는 결과를 보였다.
소득 수준별로는 월소득 500만원 이상 고소득층의 예측 성공률이 71.2%로 나타난 반면, 월소득 100만~200만원 이하 집단의 예측 성공률은 82.3%로 더 높았다. 이들의 금융이해력 점수는 각각 68.8점, 59.7점이었다.
거주 형태별 분석에서는 자가 거주자의 예측 성공률이 78.6%, 비자가 거주자는 76.9%로 소폭 차이를 보였다. 연구진은 금융이해도가 낮은 집단일수록 공식 통계나 경제지표보다 실생활에서 체감한 가격 변화나 직관을 통해 주택가격 기대심리를 형성하는 경향이 있다고 분석했다. 황인도 실장은 “객관적 지표에 의존하기보다 생활 속 경험을 바탕으로 한 판단이 오히려 실제와 부합하는 경우가 있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