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 세계 은행, 보유한 암호화폐 대부분이 ETF 중심 … 현물 비중 3% 이하
블록미디어 이정화 기자
2024년 2분기 기준, 전 세계 은행들이 수탁 중인 암호화폐 자산 총액은 3415억유로(약 3683억달러)에 달했지만, 이 중 현물 암호화폐가 차지하는 비중은 3% 이하로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26일(현지시간) 코인데스크에 따르면 국제은행감독기구인 바젤은행감독위원회(BCBS)는 이날 공개한 보고서에서, 2024년 6월 기준 176개 은행(이 중 115곳은 국제 활동 은행)으로부터 자발적이고 비공식적으로 수집한 데이터를 토대로 이같이 밝혔다.
보고서에서 언급된 암호화폐 자산 3415억유로는 29개 은행이 보유한 금액이며, 이들 대부분은 실제 암호화폐보다 상장지수상품(ETP) 중심의 간접 투자로 분석됐다.
BCBS는 지난 2022년 12월부터 은행들의 암호화폐 현물 보유 비중이 전체 자산의 2%를 넘지 않도록 권고해 왔다. 2023년에는 시그니처은행과 실리콘밸리은행(SVB) 등 암호화폐 친화적 은행들이 연쇄 붕괴하며, 금융권의 암호화폐 노출도에 대한 우려가 커진 바 있다.
실제로 은행들은 이런 권고를 반영해 현물 보유를 줄이고 있다. 2021년부터 2022년 사이 은행들의 암호화폐 현물 노출은 44% 감소했으며, 2024년 6월 조사 기준으로는 전체 암호화폐 보유 자산 중 현물 자산이 2.46%에 불과했다. 대신 92.5%는 규제를 받는 상장지수상품 등 암호화폐 가격을 추종하는 금융상품 형태로 나타났다.
이번 자료는 전통 금융기관들이 암호화폐에 대한 직접 보유보다는 규제에 기반한 투자 방식을 선호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BCBS는 앞으로도 암호화폐와 금융 시스템 간 연계성에 주목해 규제 프레임워크를 마련해 나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