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들리는 달러…매수 시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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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들리는 달러…매수 시점?

서울=뉴시스 남주현 기자

달러가 흔들리고 있다. 트럼프 관세 정책에서 시작된 미국의 신뢰도 균열이 신용등급 하락과 재정 불확실 여파까지 더해지며 달러는 2년 6개월래 최저 수준으로 주저앉았다. 여기에 미국의 원화 절상 압력 경계까지 더해지며 원·달러도 7개월 만에 1360원대로 다시 내려왔다.

전문가들은 펀더멘탈 우려에 미국의 오락가락 관세 정책이 안전자산 신뢰도 하락으로 이어지며 달러가 약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한다. 원·달러는 경제 지표에 따라 높은 변동성을 보이지만 중장기적인 시각에서는 결국 트럼프 정부의 약달러 기조 선호와 원화 절상에 추가 하락 가능성을 열어두는 분위기다.

27일 서울 외환시장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 15분 현재 원·달러는 전일(1354.4원) 대비 2.0원 오른 1366.4원에 거래 중이다. 2거래일 연속 1360원대 환율이다. 전날에는 지난해 10월 16일(1362.6원) 이후 7개월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진 바 있다.

최근 환율 하락세는 가파르다. 지난달 초만 해도 1480원을 넘나들던 원·달러는 두달 채 되지 않아 1360원대로 120원 가까이 수직 낙하했다. 이달 중순 이후 9거래일째 1400원 아래서 움직이고 있다. 달러값 하락과 원화값 강세가 동시에 작용한 결과다.

달러 가치는 트럼프 정부의 오락가락 관세 정책이 신뢰도 추락으로 이어지며 내리막을 탔다. 여기에 무디스의 미국 신용강등 여파와 트럼프의 대통령 대규모 감세 법안 등에 따른 제정 적자 리스크고 ‘셀USA’ 경계로 이어지며 달러값을 짓누르고 있다.

그러다 트럼프 관세 불확실성은 다시 달러값을 주저앉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외 국가 제조 스마트폰에 25% 관세를 물리고, 유럽연합(EU)에 대해 50% 관세를 부과했다. 하루 뒤 부과 시기를 7월로 연기했지만 안잔자산으로서의 신뢰 우려를 재부각시키는 계기가 됐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의 상대적 가치를 의미하는 달러지수는 올해 초 110포인트 선에서 지난달 중순 100포인트를 하회하더니 급기야 전날부터는 2023년 12월 이후 최저 수준인 98포인트 대까지 떨어졌다. 반면 달러당 엔화값은 144엔에서 142엔대로 내려와 강세다.

원화값은 미국의 아시아통화 절상 요구 경계에 강세를 보이고 있다. 미정부가 무역 협상에서 원화 절상을 요구할 수 있다는 경계 때문이다. 다만 최근 환율 협상 과정에서 미국의 원화 절상 요구 소식이 들렸지만, 기획재정부는 정해진 내용이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시장 전문가들은 글로벌 약세와 원화 강세가 한동안 이어지며 원·달러 하락 가능성을 크게 보는 분위기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의 오락가락 관세 정책과 연방준비위원회의 금리 지연 가능성 등을 변수로 크게 출렁일 것으로 본다.

달러의 경우 펀더멘탈에 대한 우려에 트럼프 행정부의 약달러 선호가 점차 짙게 반영되며 전진적으로 하락할 것으로 보인다. 도이치방크는 “미국 재정리스크에 대한 시장 불안감은 증대되고 있다”며 “과도한 확장적 재정정책이 달러의 하락을 유발하는 국면”이라고 했다.

한화투자증권 ‘하반기 경제 전망’ 보고서를 통해 트럼프 행정부의 약달러 선호에 올해 하반기 달러화가 5% 내외의 약세를 보일 것으로 봤다. 다만 연방준비제도의 금리 인하 기대 약화는 달러 약세를 제한할 수 있다고 봤다. 하반기 달러지수 범위는 95~105포인트 선으로 제시했다.

임혜윤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원·달러 하단으로는 1350원을 제시하며 “미국의 원화 절상 요구를 반영해 원·달러 환율이 단기적으로 급락할 수도 있지만, 결과적으로 환율 하락은 완만하게 진행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내다봤다.

DS투자증권도 하반기 전망을 통해 달러가 약세에서 벗어나기 힘들다는 분석을 내놨다. 하반기 미국 달러 지수는 96~102포인트로 전망하며 “지난해 4분기 트럼프 무역정책으로 일시적으로 달러가 강세 지속했지만, 이미 지난해 하반기부터 달러는 약세 사이클에 진입했다”고 봤다.

원화값의 경우 트럼프 발 원화 절상 경계가 이어지는 가운데 경기에 대한 전망에 따라 의견이 갈렸다. 대통령 선거 이후 2차 추가경정예산 편성 등 확장 재정 등에 따른 경기 개선이 원화값을 높일 것이란 시각과 경기 침체 우려가 원화 반등을 제약한다는 분석이다.

권아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4분기 평균 환율로 1350원, 하단을 1300원으로 전망했다. 그는 “대선 이후 예상되는 추경 및 금리인하는 정치공백 해소, 부양 기조는 원화 가치에 우호적”이라며 “한미 통상 협상 분위기도 환율 하락 재료”라고 풀이했다.

하나증권은 미국 달러가 연말까지 약세를 보일 가능성이 높다고 보면서서도 국내 경기 부진이 원화 강세를 제약한다고 봤다. 3분기 평균 원·달러값은 1380원으로 전망했고, 4분기 평균값은 1360원으로 제시했다.

전규연 하나증권 연구원은 “원·달러의 하락 속도는 더딜 공산이 크다”면서 “미 달러 약세와 미국의 통화절상 요구는 원화 강세 요인이지만, 관세발 수출 타격 등 취약한 국내 경기 펀더멘털이 원화 강세를 제약할 것”이라고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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